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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빠의 육아휴직일기 (12)
놀고먹게
병원수발 어린이집에 한창 적응하고 있는 지금, 윤기는 감기에 걸렸다 그리고 첫 감기가 이렇게 힘들고 오래가는 것이라는 것을 이 때 처음 알았다. 감기에 걸리니 어린이집을 보낼 수도 없고, 가정보육으로 병원과 약국을 매일 다녔다 병원 앞에서는 신나게 놀다가 막상 진료실에 들어가면 세상 자지러지게 울며 발버둥치는 윤기 열이 없다 싶으면 코가 막히고, 코가 괜찮다 싶으면 열이 나고, 코도 열도 괜찮다 싶으면 기침을 하는 너. 윤기가 아파서인지, 잠들 때와 밥먹을 때를 빼고는 껌딱지처럼 붙어 있다 문제는 일주일 가까이 깨어있을 때의 윤기를 안고 있다보니 내 허리도 고장이 나고 말았다 빨리 낫자. 나도 윤기도 아!!! 그래도 똑닥이 있어 편하게 병원을 다닐 수 있었음 [똑닥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 ↓↓↓↓↓↓↓↓..
껌딱지가 되어가는 중 윤기의 어린이집 등원이 지속되면서 나에게 안기는 성향조차 강해졌다. 계속 안아달라고 하거나, 잠시만 자리를 비워도 울면서 찾는 경향이 생겼다고 해야할까?그렇게 껌딱지가 되어버린 윤기;; 그렇게 나의 어깨와 허리는 조금씩 굽어갔다. 와이프는 이 시기를 재접근기(보통은 16개월~24개월에 세상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엄마와 다시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 / 조금만 떨어져도 안아달라고 하거나 울음을 터뜨림)라고 하며, 그 관계가 나와 형성된 것 같다고 웃는다. (지금 웃음이 나오니? ㅋㅋㅋ) 공감과 다양한 놀이를 통한 관계형성, 충분한 스킨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하니 부족하지 않게 안아주고 달래주었다.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한다고 하면 좋아진다고 하니 계속해서 안아줄게^^ 감기라는 불청객 ..
어린이집은 어려워;; 본격적인 어린이집 적응기간, 이번주는 윤기의 적응정도를 봐서 보호자와의 분리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은 10시부터 10시 30분까지(적응정도에 따라 11시까지) 있기로 했는데, 월~화는 보호자가 윤기와 함께 적응하는 시간, 수요일에는 보호자가 어린이집에 있지만 숨어서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윤기의 경우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며 따로 떨어져서 있어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에 따라 목~금에는 분리하여 있어보기로 하였다. 다행히 잘 적응하면서 간식도 잘 먹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별 걱정이 없었는데, 막상 어린이집 앞에서 선생님께 윤기를 맡기고 인사를 한 뒤 나오니, 막상 웃으며 아빠를 보냈는데, 등원 벨이 교실에 울릴 때마다 다른 엄마들은 들어오는 반면 아빠가 들..
문화센터 안녕 문화센터 겨울학기 수업이 2월을 끝으로 종강을 맞게 되었다. 어린이집 입학 전 2개의 수업을 수강했는데, 이 시간이 나에게도 윤기에게도 큰 위로와 도움이 되었다. 윤기는 또래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는 밖에 나와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또한 강사 선생님이 간간이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면 좋은지, 놀이에 낯설어하는 아이에게 다가가는 방법 등을 알려주어 집에서도 윤기에게 놀이로 다가가는 팁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봄학기 수업도 수강하고 싶지만, 이제는 어린이집에 집중해야 할 때니까. 윤기가 말도 하고, 조금 더 크면 주말 수업으로 신청해야지. 기분을 맞춰봐 윤기는 배 고플 때, 졸릴 때는 제외하고는 늘 해피한 아이었다. 그 덕분에 육아가 버겁고 힘들어도 "그래도 ..
우울증 팽팽하게 버티던 육아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의 줄이 '틱'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던 월요일 새삼 내가 한 없이 불행하고 우울하게 느껴졌다. 하루 종일 윤기 외에는 보는 사람이 없다보니, 성인과의 대화가 그리웠고, 와이프에게 이야기하기에는 직장생활이 너무 바빴다.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말해봤자 "힘내라" "그래도 육아휴직하는 너가 승자다" 라는 말 외에는 돌아오는 말이 없다보니, 점차 우울해지는 느낌이랄까? 당장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장모님 외에는 생각나지 않다보니 점점 더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도, 윤기가 울거나 짜증을 내면 갑자기 감정이 요동치며 가슴이 탁 답답해지면서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윤기는 이제 세상과 감정을 하나 둘 배워가는 중인데, 내..
키즈카페와 문화센터 나와 윤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마트와 키즈카페, 문화센터에서 보낸다. 문화센터는 1주일에 두 번 (월, 수)을 가고 수업이 없는 날 오전에는 마트를, 오후에는 키즈카페를 가서 노는 편이다. 행여나 키즈카페를 안 가는 날에는 '심심한데 집에서 뭐하는 거야?'라는 듯한 나를 보는 윤기의 표정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전에는 키즈카페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윤기에게 익숙한 키즈카페를 선호한다. 키즈카페는 일단 가면 2시간을 있을 수 있지만, 문화센터의 경우 영아 1회 수업이 40분인 반면 옷 갈아입히고, 떼라도 쓸 때면 수업시간보다 준비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있어, 지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오감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는 것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보험료가 비싼 이유 윤기의 활동량이 왕성해지다보니 매일 다치는 일은 자연스레 일상이 되었다. 엄지발톱의 경우 힘을 주고 걷는지라 뒤집어진지 오래되었고(병원에서는 많이 발생하는 일이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한다), 이마와 뒷통수는 툭하면 부딪히고 넘어져 이 곳 저 곳 멍들로 가득하다. 물을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고, 빨리가고 싶은 마음과 달리 여전히 불안정하고 느림 발걸음에 넘어지고 앞만 보고 걸어 바닥에 걸려 넘어지고, 장난감을 밟아 발이 아파 울고 거기에 발을 헛딛는 바람에 벽에 부딪히고 당시에는 엄청나게 울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시 일어나 넘어짐과 부딪힘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왜 남자아이의 보험료가 더 비싼지 느끼는 요즘이다 외출덕후 윤기는 사람을 만나야 에너지를 얻는 타입이..
소수자가 된다는 것 육아휴직을 하다보니 남자가 육아를 하는 것이 육아에서는 소수자가 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나 이번주에 그런 것들을 많이 느꼈는데, 첫 번째는 수유실 사용이었고 두 번째는 육아 커뮤니티(키즈카페, 문화센터 등)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1. 아빠는 수유실에서 기저귀를 못간다고요?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을 마친 후, 윤기 기저귀가 무거워져 기저귀를 갈고 귀가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수유실에 붙어있는 문구 [수유실은 엄마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아빠들의 출입은 제한되어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수유실 입구에는 기저귀 갈이대가 있고, 가장 안쪽에 수유공간이 있어 데스크에 기저귀 갈이대 사용에 대해 물어보았다. "죄송하지만 화장실에 있는 기저귀 갈이대를 이용 부탁드릴게..
명절 후유증 설 명절, 매일 나가 친척들과 사람들을 만나며 사랑과 예쁨을 독차지하던 윤기에게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힘을 얻던 나에게도 명절 후유증은 꽤 가혹했다. 명절 후 첫 평일이 된 수요일 '오늘은 어디 안나가?' 냐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보는 윤기에게 나는 '응, 오늘은 어디 안나가'로 답한다. 매일같이 만나던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빠, 외삼촌들이 하루 아침에 보이지 않아서인지, 윤기의 떼는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인생이 무료하다면 사내아이를 키워보세요 활동량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다치는 날도 많아진다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어김없이 '쿵'하는 소리와 함께 윤기의 울음소리가 이어진다 덩달아 내 마음 속에도 '쿵'하는 바운스가 울려온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윤기가 기겁할 듯이 운다 애기 의자 모..
세상 참 좁다(키즈카페에서) 키즈카페는 육아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주 1회 키즈카페를 가지 않으면 환기가 되지 않는다고 해야될까? 윤기도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장난감을 볼 수 있어서인지 키즈카페만 가면, 정신을 놓고 한참을 놀고는 한다. 덕분에 나도 쉴 수 있어 좋고. 그렇게 매주 1번, 새로운 키즈카페를 가고 있는데 세상에 대학동기를 만났다. 동문도 아니고 같은 대학 같은 학과 동기. 졸업 후 12년 만에 만난 것 같았는데, 새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마치 엊그제 만난 것처럼 주저리 주저리. 죄 짓고 나쁜 짓 하면 안되겠다. 세상이 이렇게 좁아서야 육아의 고충과 고민, 어떻게 지내는지를 나누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빠이빠이 키즈카페에서 얻은 힐링의 시간이었다 htt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