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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육아/9) 육아휴직 일기

Week 07. 육아휴직 일기(2023. 02. 13.~02. 19.)

화전맨 2023. 2. 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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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즈카페와 문화센터

나와 윤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마트키즈카페, 문화센터에서 보낸다.

문화센터는 1주일에 두 번 (월, 수)을 가고 수업이 없는 날 오전에는 마트를, 오후에는 키즈카페를 가서 노는 편이다.

행여나 키즈카페를 안 가는 날에는 '심심한데 집에서 뭐하는 거야?'라는 듯한 나를 보는 윤기의 표정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전에는 키즈카페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윤기에게 익숙한 키즈카페를 선호한다.

 

[키카덕후]

 

키즈카페는 일단 가면 2시간을 있을 수 있지만, 문화센터의 경우 영아 1회 수업이 40분인 반면

옷 갈아입히고, 떼라도 쓸 때면 수업시간보다 준비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있어, 지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오감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는 것이 많아서인지,

윤기도 가면 재미있게 참여하는 편이라 지침도 곧잘 회복되는 편이다.

 

[문화센터 좋아요^^]

물론 아직도 평일 수업은 유일한 아빠로 참여하기 때문에,

적응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도 윤기도 현재의 삶에 열심히 적응하며 익숙해지는 중이다.

 

 


  • 만나고, 만나고, 또 만나고

이번주는 나를 향한 구원의 손길이 끊임 없이 이어졌다.

일단 독수공방 혼자서 윤기를 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나를 딱하게 여긴 와이프의 친구들이 우리집을 방문해주었다.

물론 아이들도 함께!!

 

말도 안 통하는 아들놈과 시간을 보내다가

대화가 되는 성인이 오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다.

 

물론 윤기도 또래 친구들이 와서인지 졸졸 쫓아다니며 장난감도 뺏고, 행동도 따라하며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활동을 한다.

평상시에는 당연하듯 돌아다니며 지루해하는 시간들이, 사람 몇 명이 왔다고 제법 큰 활력소로 다가온다.

 

역시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되나보다.

 

[떡실신한 그 분]

 

거기에 와이프의 생일과 장모님의 생신까지 있어

우리 부모님도 며느리와 손자를 본다고 집에 찾아와 주셨다.

 

원래 나는 가족들의 방문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다.

아버지의 성향이 E중에서도 극단에 치달아 있는 E 성향이시라

아무런 연락 없이 내키면 집 문을 두드리고 찾아오시는 편이다.

(누나 집 비번을 아는 순간, 시도 때도 없이 누나네 집에 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나는 집 비밀번호도 암호처럼 길게 만들었다)

 

그런데 육아휴직 후 우리 집에 방문하신 부모님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장모님 생신을 맞아 처갓집도 방문했다.

윤기를 온종일 둘이 붙어 육아하는 것이 정말 더럽게 힘들고 지칠 때가 많지만,'우리 손자' 라고 말씀하시며, 상견례 때도, 명절이나 생신 때 인사 드리러 찾아뵐 때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표정을 윤기 앞에서 보여주실 때면, '이게 효도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우리 집에 방문해 주었던 와이프 친구의 집을 이번에는 우리가 거꾸로 찾았다.

 

 

겁도 많고 낯선 환경에서는 극도로 조심성 많아지는 아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적응하고 잘 노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

(이제 어린이집만 잘 적응해보자!!)

 


  • 머리를 자르고

"윤기 어린이집 가기 전에 머리 한 번 자르는게 좋지 않을까?"

"미용실에서 자르자. 이번에는"

 

그 전까지는 셀프이발을 했었는데, 돌이 지나자 바리깡 소리만 들어도 자지러지는 관계로

집이 아닌 미용실을 예약해서 머리를 자르기로 했다

 

[핏덩이 때 셀프이발]

 

놀러가는 줄 알고 신나게 집을 나섰지만;;

 

[탈탈탈;;;]

 

머리도 마음도 시원하게 털린 그!!

그래도 왜 돈 주고 미용실에서 자르라는지 알 것 같았다. 

아무리 움직이려 하고 울부짖어도, 큰 동요 없이 깔끔하게 머리를 잘 잘라주셔서 돈이 아깝지 않았다.

 

[이 머리도 잘 어울리네;;]

어린이집 가기 전, 이발까지 클리어!!!

앞으로는 미용실에서 자르자 (라고 와이프와 결심했다)

 


  • 감정의 요동이 심했던 이번 주

일기를 쓸 때야 예쁜 사진과 좋은 기억만으로 글과 사진을 옮겨담지만,

막상 한 주를 살아갈 때의 시간은 괴롭고 우울하기 그지 없다.

 

와이프를 제외하고는 어른 사람과 대화한 기억이 언제인지도 모르겠고

말을 하지 못해 답답해하며 울고 떼쓰며 소리 지르는 윤기를 볼 때면

'대체 내가 왜 육아휴직을 썼지?'

라는 생각을 수 없이 한다.

 

그래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음을 다시금 느낀 한 주였으니까!!!

 

돌아오는 한 주도 화이팅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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