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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빠의 육아일기 (20)
놀고먹게
할머니 좋아 와이프의 담당 업무가 바빠지면서 주말 출근 또한 많아졌다. 주말에는 어린이집도 보낼 수 없어 내가 온전히 윤기를 봐야 한다(윤기한테도 나한테도 안 좋은 것 같아). 그래서 윤기가 좋아하는 할머니(친할머니-우리 엄마)에게 SOS를 호출했다. 그리고 윤기는 양가의 할머니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할아버지나 다른 친척들이 올 때는 시큰둥한 윤기인데, 이상하리만큼 할머니만 보면 바로 안기고 웃으며 다가간다. 덕분에 나 역시 조금은 수월하게 주말 육아를 할 수 있었다. 윤기가 잘 때는 오랜만에 엄마와 이야기를 했다. 진지하게 우리집 근처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내가 복직을 하게 되면 윤기가 12시간 어린이집에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참 감사하면서도,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
날씨따라 기분따라이번주는 날씨가 유독 좋았다. 햇빛도 좋고 바람도 솔솔 불고. 와이프가 날씨에 따라 기분도 좌지우지 되는 편인데 윤기도 그런 것을 쏙 빼닮았다. 그 말인 즉슨 이번 한 주 윤기의 기분은 '맑음' 이었다. '18 소리 나온다는 18개월'에 접어들면서 요즘 고집도 세지고 소리 지르며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가 많은데, 날씨가 좋아서인지 싱글벙글 웃을 때가 많아졌다. 그런 모습을 보다보니 나도 덩달아 웃을 때가 많아졌고. 지금처럼만 웃으며 지내자~:) 하지만;; 나는 공룡이다(호기심 대장)윤기의 떼와 고집이 절정을 향해 다다르는 요즘, 이 고집과 떼를 온전하게 받아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저 무심한 척 감정에 공감하며 윤기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만, 사실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곳이 없으니 ..
웃으면 복이 와요 윤기가 18개월이 되면서 웃음이 많아졌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본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드러낸다는 느낌이다. 본인이 하고 싶은 활동(놀이터에서 놀기, 외출, 빠방이[탈 것들] 보거나 타기)을 할 때 확실히 표정이 밝아진다. 그만큼 이제는 내가 윤기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하자'와 같은 활동을 권유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제는 본인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해야 울거나 떼 쓰는 일 없이 밝은 미소를 보여준다 지금처럼만 밝게 웃으며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웃을 일만 주고 싶은게 부모 된 욕심이겠지만, 짜증나고 화내고 울거나 얼굴 찌푸릴 일도 많이 생길테니. 안 좋은 감정은 빨리 잊고 행복한 웃음과 감정은 오래 간직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나부터 좀 웃어야겠다. 요즘에는 웃어본 적이 언제..
사람 만나기 이번 한 주는 윤기가 아닌 내가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와이프 외에는 대화할 어른이 없고, 엄마들의 커뮤니티에 끼려고 하면 급하게 대화주제가 바뀌는 모습(?)을 몇 번 경험하고 나니(아무래도 성별이 다르다 보니 엄마들마 있을 때는 편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나의 개입으로 막히는 분위기였다) 참석하기도 어려워졌다고 해야하나? 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윤기 등원 후 집에서 해야 할 집안일은 잠시 내려놓고 그동안 못 만난 사람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옛 직장동료와 친한 동생을 만나 게임도 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역시 사람은 사람을 만나 관계를 이어가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며 내 이야기도 하고 들으며 살아가야겠어~:) 자연 바..
오랜만에, 데이트 와이프가 오랜만에 휴가를 썼다. 윤기를 등원시키고 우리끼리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함께 영화도 보고(얼마만의 영화인지;;;), 맛있는 식사도 했다 윤기가 없을 때는 둘이 함께 하던 일상이 그저 당연한 것이었는데, 윤기가 태어나고 온전히 둘만 있는 시간을 보내니 그렇게 감사하고 소중할 수가 없다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 윤기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윤기가 등원한 이야기, 어떤 것을 먹었고 어디가 어떻게 아프고, 어떻게 변했는지;;; 그런 것들만 이야기하다가 막상 서로의 이야기를 말하고 듣는 시간을 갖게 되니 눈물 날 만큼 지금 이시간이 기쁘고 감사했다 아이의 울음소리와 떼쓰는 소리가 싫어 아이 자체를 싫어하던 내가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지금은 그 아이의 울음과 투정, 떼를 온 몸으로 받..
윤기 하고 싶은거 다해 5월은 어린이날이 있다. 즉 윤기의 날이다. 아직 어린이날에 대한 인식도 개념도 없는 나이이지만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다해줬네? 윤기 입장에서는 맛있는 것도 많이 주고, 바람개비에 풍선에 놀이기구까지 잔뜩 있으니 이보다 신날 수 없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어린이날 행사를 한다고 하면, '아, 어린이날이구나' 생각만 하고 지나쳤었는데, 이제 윤기가 태어나고 이 아이가 어린이로 자라나고 있다보니 '내년 어린이날은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아직은 말도 못하고 어린이날이 어떤 날인지도 모르는 때라 다행이지만, 말도 하고 어린이날이 무슨 날인지 알게 된다면 그보다 신나는 날도 없겠다 싶다. 소중한 추억을 잘 만들어 줄 수 있도록 ..
예절교육 윤기가 출석하는 어린이집은 한 달에 한 번 예절교육을 진행한다 예절교육이 있는 날은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해서 한복을 입혔는데, 예절교육이라고 해서 엄청 대단한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윤기에게는 도움이 된 듯 하다. [안녕하세요?] 라고 하면 손만 흔들던 윤기가 예절교육을 다녀온 이후로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앞으로 예의바르고 모두에게 인사 잘하는 아이로 자라주기를~^^ 고장 "여보야, 건강검진 받아보는거 어때?" 와이프가 나를 부르더니 진지하게 묻는다. "응, 알았어 병원 알아보고 검진 받을게" "아, 그건 내가 이미 했어. 이번주 화요일에 가면 돼" (네?) 그렇게 검진을 가려는데, 갑자기 배 오른쪽 아래가 아프다. 별 일 아니겠지 하고 병원..
날씨야 안녕? 지독한 미세먼지에 비까지. 숨쉴 수 없는 갑갑한 날씨에 지쳐있을 무렵,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의 외출에 신난 윤기. 날씨만큼이나 윤기의 기분도 맑음이었다 이 때까지는 몰랐다. 이 날이 마지막 윤기와 나의 평화의 날이었음을;;;; 그렇게 말로만 듣던 18 소리 나온다는 18개월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가 익룡을 낳았나?;;; 순하디 순하다고 소문난 윤기. 하지만 그도 피해갈 수 없는 시간이 있었으니, 바로 18개월이었다;; 집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잘놀고 잘자고 잘 먹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떼를 쓰거나 울 때가 많아 적잖이 당황스럽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전에는 울면서 떼를 썼는데 이제는 소리를 지른다는 점!!! (소리지르는 모습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담고 싶지만, 그게..
자전거 키즈카페에서도, 바깥놀이터에서도 남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바라만 봤던 윤기 태우려고 하면 무서운지 도망가거나 타기를 꺼려하던 윤기가, 어린이집에서 빠방이를 잘탄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 사진을 가족 단톡방에 올렸더니, 아버지께 연락이 왔다 "내가 윤기 선물 샀는데 언제 갔다줄까?" 엥? 뭘 사신거지? 했는데 자전거를 사셨다. 윤기 초등학생은 되어야 탈 수 있을 것 같은데;;; 할아버지의 눈에는 윤기가 자그마한 카트에 올라탄 모습에 '자전거도 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자전거 높이가 윤기보다 큰 것 같은데;;) 어쨌든 환불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아직까지 가지고 계신다네 (윤기 준다고;;;) 이런 때는 당황스럽다가도 손자를 생각하며 자전거 매장에 가 자전거를 사셨을 아버지를..
적응완료 윤기는 어린이집 생활에 완벽적응 한 듯 보였다. 낮잠만 안잘뿐, 점심도 잘 먹고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도 울지 않고 손을 흔들며 나에게 인사를 한다 "윤기 아버님, 다음주부터는 윤기 낮잠까지 재우고 귀가시킬게요. 낮잠 이불 준비해주세요" 밥도 잘먹고 낮잠도 잘자고, 잘노는 윤기의 모습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불을 준비하겠다고 말씀드린 뒤, 낮잠에 필요한 물품 등을 정리하고 있는데;;;; 윤기가 콧물을 흘리며 기침을 한다. 다시 병원 서둘러 똑닥예약을 하고 다시금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점심시간 직전 예약성공을 해 병원도착 후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똑닥 사랑합니다;;;;) "열은 미열이고 폐소리도 괜찮아요" "그런데 끈끈한 누런 콧물이 많이 나오네요. 코 자주 빼주시고 일교차가 심하니 외출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