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게

Week 23. 육아휴직 일기(2023. 06. 05.~06. 11.) 본문

05. 육아/9) 육아휴직 일기

Week 23. 육아휴직 일기(2023. 06. 05.~06. 11.)

화전맨 2023. 6. 25. 11:36
반응형

 

  • 할머니 좋아

 

와이프의 담당 업무가 바빠지면서 주말 출근 또한 많아졌다. 주말에는 어린이집도 보낼 수 없어 내가 온전히 윤기를 봐야 한다(윤기한테도 나한테도 안 좋은 것 같아). 그래서 윤기가 좋아하는 할머니(친할머니-우리 엄마)에게 SOS를 호출했다. 

 

그리고 윤기는 양가의 할머니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할아버지나 다른 친척들이 올 때는 시큰둥한 윤기인데, 이상하리만큼 할머니만 보면 바로 안기고 웃으며 다가간다.

덕분에 나 역시 조금은 수월하게 주말 육아를 할 수 있었다.

 

윤기가 잘 때는 오랜만에 엄마와 이야기를 했다. 진지하게 우리집 근처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내가 복직을 하게 되면 윤기가 12시간 어린이집에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참 감사하면서도,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 속상하기도 했다.

 

부모님 역시 '마처세대(부모부양의 마지막 / 자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첫 세대)'를 살아가면서 두 분 다 모두 일을 해야만 하는 현 상황이 슬프지만, 본인의 세 자녀(나는 삼남매 중 막내다) 중 유일한 손자이기 때문에, 꼭 돌봐주고 싶다는 표현을 하신다. 더욱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윤기야, 너는 참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 자라고 있어!! 그러니 지금의 사랑과 관심 무럭무럭 받으며 자라자고!!!

 

 

  • 엄마와 데이트

 

주말 내내 업무로 바빴던 와이프가 이번주 일요일, 윤기를 데리고 지인과의 모임에 참석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엄마를 아침 저녁으로 잠깐만 봐서 그런지 선뜻 엄마의 품에 안겨 밖으로 나간다.

 

[엄마 좋아]

커플티를 맞춰입고, 엄마 손을 붙잡은 채 키즈카페 여기저기를 이리저리 오갔다는 윤기. 처음 가는 곳에서는 적응만 하면 혼자서 막 쏘다니는 윤기인데, 이 날은 엄마 손을 놓지 않고 꼭 잡았다는 윤기이다. 모임에 함께 참여한 이모들이 윤기를 돌보고 싶어했지만 아쉽게도 엄마 껌딱지가 된 윤기 덕분에 시원하게 실패!!!

 

여름이 되면 더욱 바빠질 와이프이기에 지금의 시간이 더욱 소중했을 것이라 믿으며, 앞으로는 아빠랑 여기저기 쏘다니자고!!

 

 

  • 일춘기 시작

 

윤기에게 자아가 생기면서

 

'아니야'  '으아앙'  '아니 아니'

를 가장 많이 말하게 되었다

 

[고집쟁이]

 

그러면서 시작된 것이 

[혼자서 방문 열기], [편식(고기만 먹기)], [무엇이든 처음하는 것은 혼자서 스스로 해보기], [아빠와 엄마 같이 있을 때는 엄마만 찾기(소리지르며)] 등이다

 

프로이트 아저씨가 이 시기에는 동성의 부모를 미워하고 이성의 부모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처절하게 체감 중이다.

(엄마랑 아빠가 같이 있으면 아빠는 시야에서 사라져야 좋아하는 그;;;)

 

거기에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룡이 따로 없다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리를 꽥꽥 지른다. 벽에 머리도 박고 머리를 때리기도 한다. 너무 화가 나면 울지도 않고 뾰로통한 표정으로 울음을 참는다;;;

 

이 시기에 어떻게 반응해 주는지가 아이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기에 내 감정은 잠시 내려놓고 오로지 윤기에게만 집중한다.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그래도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어주는 모습에 다시금 부정적인 감정은 초기화시키고 윤기에게 다가간다.

 

 

[해피윤기]

 

 

이번 한 주도 고생했고, 다가올 한 주도 아빠를 잘 부탁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