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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18. 육아휴직 일기(2023. 05. 01.~05. 07.) 본문

05. 육아/9) 육아휴직 일기

Week 18. 육아휴직 일기(2023. 05. 01.~05. 07.)

화전맨 2023. 5. 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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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 하고 싶은거 다해

5월은 어린이날이 있다. 즉 윤기의 날이다. 아직 어린이날에 대한 인식도 개념도 없는 나이이지만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어린이날]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다해줬네? 윤기 입장에서는 맛있는 것도 많이 주고, 바람개비에 풍선에 놀이기구까지 잔뜩 있으니 이보다 신날 수 없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어린이날 행사를 한다고 하면, '아, 어린이날이구나' 생각만 하고 지나쳤었는데, 이제 윤기가 태어나고 이 아이가 어린이로 자라나고 있다보니 '내년 어린이날은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아직은 말도 못하고 어린이날이 어떤 날인지도 모르는 때라 다행이지만, 말도 하고 어린이날이 무슨 날인지 알게 된다면 그보다 신나는 날도 없겠다 싶다. 소중한 추억을 잘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지(아, 물론 올해는 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만 자라줘. 하고 싶은거 다하게 해줄게^^

 

 

  • 병원은 이제 그만

어린이집 등원 두 달째. 한 달 반 동안 감기를 살고 있다.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감기 종류만 200가지가 넘는다고. 아마 1년~2년은 계속 감기를 달고 살 거라는데. 항생제를 계속 쓰는 것도 걱정되어, 소아청소년과에서 이비인후과로 병원을 바꿨다.

 

[병원 싫어요]

문제는 이제 윤기가 병원이 어떤 곳인지를 알았다는 것이다. 병원 입구만 보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반대방향을 가리키며 가자고 난리다. 잠시만 내려놓으면 주저앉아 아니라고 말하는 너라는 아이

 

예전에는 몰랐는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오는 것은 여간 빡센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똑닥 접수도 되지 않는 병원은 대기시간 내내 아이를 달래고 다른 것으로 전환시켜주어야 하는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병원을 이비인후과로 옮기자마자 거짓말처럼 콧물과 기침이 줄어드는 것이 신기했다. 빨리 낫고 재미있게 여기저기 놀러다니자;;

 

 

  • 변화가 필요해!!

나는 원래 일과 책, 그리고 쉴 새 없이 나 자신을 몰아부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 다들 내가 육아휴직을 통해 충분한 쉼과 안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러워했다.

 

그런데, 육아휴직을 하니 더욱 불안해지고 쉴 시간은 없다. 윤기를 등원시키고 집안일과 저녁 준비를 마치고 나면 하원시간이 다가오고 이후에는 윤기와 놀다가 재우고, 이후에는 다시 집안일의 무한반복이다.

 

처음에 계획했던 자격증 공부와 지인들과의 만남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때문에 나는 소진되어 갔다. 육아에 있어 아빠가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제한적이었고, 집안일도 버거운 현재의 나로써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조차 없었다.

 

윤기도 물론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나를 사랑하지 않은채 윤기를 사랑하려 발버둥치는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여유는 없어지고, 나 자신에 대한 답답함과 화만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다음주부터는 마음 속 여유를 갖기 위해 지인들을 하나씩 만날 생각이다. 일부러 연락을 하고 다음주 약속을 하나 둘 잡고 있다. 나를 진실되게 사랑해야 윤기 또한 진실되게 사랑할 수 있음을 믿고 다음주도 열심히 살아가야지^^

 

 

다음주에도 재미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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